태생학을 공부할 때의
일이다. 어떻게 인간의 성이 결정되는 지를 공부하던 중 조교가 갑자기 ‘남자는 돌연변이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어떤 배짱 좋은 남학생이 ‘ 돌연변이는 돌연변이인데 위대한 돌연변이다. 이 돌연변이가 없었더라면 인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큰 소리로 대꾸를 해서 웃은 적이 있다. 정말로 남자가 돌연변이라면 아들을 낳았다고 해서 부모가 좋아해야 할 이유는 없다. 차라리 딸이 났지 않은가. 과연 남자는 돌연변이인가?
사실 인간의 자연성(自然性)은 여성이라고 할 수 있다. 호르몬만 봐도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서부터 형성되니, 만일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없다면 당연히 남성호르몬이 형성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남성이라는 그 자체가 존재하지도 못하였을 것이 아닌가. 여자가 남자가 되려는 경향보다 남자가 여자로 성 전환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이 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면 남자의 염색채는 YY이어야 할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남성의 성세포인 정자가 여성의 성세포인 난자와 만나서 인간으로 성장해 나갈 첫 세포인 수정란을 만든다. 익히 아는 것처럼 여자는 XX의 염색채를 가지고 있고, 남자는 XY염색채를 가지고 있다. 여자는 X만을 가지고 있고 남자는 X와 Y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들이냐 딸이냐를 결정하는 책임은 남자에게 있다고도 말한다. 이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분자 생물학적으로, 그리고 유전학적으로 자세히 살펴본 후에야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성별이 결정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모든 수정란은 남성으로 성별을 결정하는 MASG(gen estructural del antigeno masculino : 남성 항체 결정 인자)라는 유전인자와 그 인자를 조절하는 MACG(gen que controla antigeno masculino : 남성 항체를 결정하는 유전인자를 조절하는 유전인자, 이하 남성 항체 조절 인자)라는 인자를 가지고 있다.
남성항체결정인자는 HY라는 항체를 형성해서 성기관을 형성하는 세포들이 남성의 모습을 만들도록 한다. 만일 HY항체가 형성되지 않을 경우 성기관은 저절로 여성의 모습으로 만들어진다. 남성항체결정인자가 HY항체를 만들지 못하게 하려면 2개의 X염색체가 필요하다. 그 2개의 염색체가 남성항체조절인자를 통해 남성항체결정인자가 HY항체를 형성하지 못하게 함으로 남성이 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여성으로 되는 것이다. 그래서 두 개의 XX염색채를 가진 여자의 경우에 여자의 모양을 갖추게 되지만, 기형적으로 XO의 염색채를 가지게 되는 경우에는 Y염색채가 없음으로 남자가 되지 못한다 하여도 X염색채가 부족함으로 완전한 여성의 모양을 갖추지 못하고 여자의 모습을 한 중성이 된다.
남자의 경우에는 단지 한 개의 X염색채 만을 소유하고 다른 한 염색채는 Y임으로 남성항체조절인자가 부족하여 여성의 모양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남성으로 [돌연변이]하게 된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남성염색채 Y는 나름대로 TDF(factor determinante testicular)이라는 성(性) 결정 인자를 형성하여 여성 결정 인자를 방해함으로 남성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것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남성은 돌연변이가 아니며 자연성이 여성이라는 말도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원래 남자가 될 요소는 누구에게나 있으며, 그 요소를 저지시켜 여자로 만드는 인자도 누구에게나 있고, 단지 남성 염색체만이 여자로 결정시키는 요인을 방해할 수 있어 이 세상에 남자라는 것이 존재하게 하니, 그 이치가 참으로 절묘하고 복잡하다 할 수 있다.
이 모든 복잡한 절차들은 우리에게 남자나 여자나 하나님 앞에 평등함을 일깨워준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주자나 남자나 여자 없이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3:28) 어떤 이들은 남성 우월 주의에 빠져있고, 또 어떤 이들은 여성 상위를 부르짖는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 보면 서로 상호 협조 보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는 생명이 탄생되는 순간부터 남성 염색체와 여성 염색체의 여러 유전인자들이 치열한 방해작전과 보완작전을 수행하여 어렵게 우리의 성별을 결정하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남자가 우위라면 남자가 못되었을 때 여자가 되는 과정이 발견되었을 것이고, 여성이 우위라면 서두에 말한 것처럼 저절로 여성이 만들어 졌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으시고 자연스럽게 당신 보시기 아름답게 우리를 우리 되게 하신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주셨다. 따라서 남자들이 여자들을 자신들의 종속물로 생각해서도 안 될 것이고, 여자들이 여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권리를 포기해서도 안될 것이다. 물론 여성 상위라는 개념도 올바르지 못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가정 안에서의 남자, 여자가 가지는 의미는 또 달리짐을 수정란을 보면서 알 수 있다. 남자와 여자의 결합을 결혼이라고 볼 때, 이것은 곧 난자와 정자가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수정란에 비유될 수 있다. 수정란을 만들 때에 남자가 줄 수 있는 것은 단지 염색채의 반쪽 뿐이다. 그 남자가 주는 염색체가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 성별이 결정된다. 사실 정자가 난자에 도달하기 까지는 수많은 에너지 소비를 하며 수억개의 다를 정자들과의 경쟁을 치른 후에 가까스로 도달하게 된다. 그래서 막상 도달하여 난자를 만날 때는 남는 것이 없이 달랑 염색채 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 2:24) 는 말씀이 여기에 있다. 난자가 정자와 다른 곳에서 만나 수정란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난자가 있는 곳까지 모든 것을 소모하며 달려온 후 난자 안으로 염색채 만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남자가 주는 유전 인자만이 여자의 몸 속에서 다음 생명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뿐, 그 외의 모든 영양분과 성장 과정은 여자의 몸 속에서 이루어 진다. 이때 난자가 이 남성의 염색체를 아무것도 안 가지고 비집고 들어온 얄미운 놈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지 않고 쫒아내면, 수정란을 만들지 못하고 죽어버리고 만다. 빈 손으로 왔어도 사랑으로 받아들여 감싸주고, 가진 모든 것을 나누어 세포 분열을 시작할 때 드디어 한 자녀의 생명이 탄생되게 되는 것이다.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엡5:22)는 말씀이 바로 이것이다. 남편이 무엇을 가지고 왔기 때문에, 무엇을 주었기 때문에 사랑하는 조건적인 사랑이 아니라, 그렇지 아니할 지라도 그를 받아들이고 수용하여 사랑하고 섬김이 마땅하고 성경적이다. 위대한 수정란은 못난 남성 염색채를 구박하는 세포가 아니라 그를 수용하고 사랑하여 아름다운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세포임과 마찬가지이다.
또한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 (엡5:25) 는 말도 여기에 있다. 즉, 아내의 몸이 자기의 몸임을 알아야 한다. 아내의 세포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남편 된 자와 나누고 있지 않은가. 여자라고 무시하고 아내라고 가벼이 여기고 사랑하지 않음은 바로 자신을 죽임과 같은 일이다. 남편들은 아내를 괴롭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아내야 말로 자신을 존재하게 해 준 이름다움 그 자체임을 인정하고 사랑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님도 존중해 주시고 허락하신 자녀의 성별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이고, 선물로 맡겨 주신 자녀를 사랑해야 하겠다.
남자가 돌연변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남녀 평등, 여성 상위 등을 주장하고자 함도 물론 아니다. 다만 하나님의 섭리 안에 주어진 ‘나’의 ‘나’ 됨에 감사하고, ‘너는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사 43:1)’ 고 외치시는 그 분에게 ‘내 모습 이대로 주 받으옵소서’ 라고 고백하며, 순종하고 서로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