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들이 자주 사용해오던 채벌 방식 중에 ‘자아 비판’이라는 것이 있다. 자기 잘못을 스스로 알아서 고백하라는 것이다. 알고 보면 옛날 우리네 조상님들의 재판 과정에서 이미 이 무서운 고문 방법을 사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 라고 호통을 치면서 무조건 때리는 것이다. 아무 죄도 없고, 정말로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맞아서
아픈데야 어쩌겠나, 꿀 한 모금 훔쳐먹은 것까지 샅샅이 고백을 하게 된다.
생각해 보면 자신의 잘못 된 점을 스스로 알아 반성하고 고쳐 나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것이 터무니 없는 자기 비하로 이어지면 이미 더 이상 권장할 만한 현상이 아니다. 우리 몸 안에도 이러한 자아 비판 역할을 수행하는 항체가 존재한다. 이것들은
면역 세포의 일종으로 여러 기관에 분포되어 있는 쓸 모 없는 세포들을 공격 분해하는 ‘반성’ 세포들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 세포들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사람은 이 세포들이 너무 많아서 꼭 필요한 세포까지 마구 파괴하는 병에 걸리게 되는데 이러한 병들을 통칭하여
‘자가 면역 질환’이라고 한다.
자가 면역 질환을 크게 무차별적으로 온 몸의 기관을 공격하는 루푸스, 류마치스
관절염 등의 전신 자가 면역 질환과 갑상선염, 신우염 등 특수 기관을 정하여 공격하는 국소 자가 면역
질환으로 나눈다. 그 중 전신 질환으로 나타나는 질환들 중에 가장 잘 알려진 류마치스성 관절염을 통해
자기 사랑과 반성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자.
류마치스성 관절염은 정형 외과 영역에서 골관절염 다음으로 흔히 볼 수 있는 만성 질환이다.
전 세계 인구 중에 약 1 %가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특히 40-60 세의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는
전신 질환에 해당하지만, 관절염으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초기의 증세는 대게 다발성 관절염이다. 주로 손, 발 등의 작은 관절들이 방추형으로 부으면서 통증이 생긴다. 주먹
쥐는 힘이 약해져서 물건을 잘 쥘 수가 없으며, 심하면 주먹도 잘 쥐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관절통이 이곳 저곳으로 옳겨 다니는 것이 특징적이다. 또한
작은 관절들이 아프고, 염증 증세, 즉 붓고, 관절 부위가 뜨거우며, 아프고 벌겋게 되는 현상이 수반된다. 아침에 일어날 때 관절이 유연하지 못하고 뻣뻣하며, 여러 관절에서
통증을 느끼게 되면 일단 류마치스성 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때 하루를 시작하면서 손을 자꾸
움직이고 주물러 주거나 더운 물에 손을 담그면 상태가 호전된다. 이렇게 상태가 심해지고 호전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몇 년의 세월이 지나기도 하는 데, 그러는 가운데 관절의 모양이 찌그러지기도 하고, 혹이 생기기도 한다. 한편 피부가 약해져 쉽게 모세혈관이 파괴되며
피멍이 잘 들고 거칠게 된다.
그러나 많은 경우 관절 외 증상으로 결절이 생기거나 심폐기능, 신장 기능을 손상하는
경우가 있음으로 전신 질환으로 구분하며 매우 포괄적인 관리를 요한다. 따라서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병의
이해를 위한 환자의 교육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장기간 동안에 인내력을 가지고 치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환자가 병에 대한 이해를 한 후에 약물 복용 및 외과적 치료를 할 수 있다.
잠시 자가 면역 질환으로 돌아가 우리의 영적 자학 증세를 살펴보자. 하나님이 자기 사랑하기를 네 이웃 사랑하듯이 하라고 하지 않으시고, ‘네’이웃을 ‘네’몸과 같이
사랑하라(마 22:39)고 하신 데는 이유가 있다. 어차피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 받고 살아가는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당연한 줄 아시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님이 사랑하고 용서하신 나를 내가 사랑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겸손이 아니라 나의 의를 내세운 일종의 교만이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하지 못하게 함이라 (엡 2:8-9).
물론 회개하고 반성하는 것은 절대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자기 학대로 이어져, 나를 정죄하기만 하고 용서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한다면, 남을 사랑한다는 것도 모순이다.
인간이 이성을 가지고 극기와 절제의 도를 발휘할 수 있게 하신 것을 참으로 하나님의 지혜이다. 그러나 이 능력을 과신하여 자기 초월, 마인드 콘트롤의 경지에 이르러서
하나님과 같아지려는 생각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은 사단이 주는 생각으로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그러나
반대로 지나치게 자기 자신을 학대하여, 나 같은 것은 구원받을 수 없다며 스스로 구원의 은혜를 거부한다면, 인간적으로 양심가로 보일 수도 있으나, 하나님 입장에서는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때로 우리는 겸손과 자학을 잘 구별해야 한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일단 임신을 하면 관절염 증세가 일단 호전된다는 사실이다. 마치
새로운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전도하는 동안에 예수님에 대한 나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것 같다. 전도가
하나님과 남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나의 믿음 성장에도 도움이 됨을 볼 때 모든 것이 은혜요, 과연
하나님은 기묘이며 모사이시다.
내 성격이, 내 하는 행동이, 내
행동의 결과가 내 맘에 안 들더라도 나의 나 됨으로 인하여 하나님께 무조건 감사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하나님만을
전적으로 믿어보자,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 (엡5:17) 목적을 가지고 나를 창조하고 태 중에서부터 부르신 하나님의 뜻을 깊이 이해하고 그 사랑에 사로잡혀 우리의 영혼이
자가 면역 질환에 걸리지 않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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