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2일 월요일

윤종헌의 글 2 - 위암이란

옛날에 재미있게 보았던 한국 드라마 허준에서 반위라는 병명이 나온다, 이 반위라는 질병을 서양의학에서는 위암이라고 한다, 그만큼 위암은 우리에게는 오래 전부터 친숙한 질환이며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 중 하나이다.

소화기관은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고 중요한 생체기능을 수행한다. 그래서 소화기관은 어마어마한 수의 독자적인 신경 세포망과 수많은 호르몬 체제로 정밀하고 또 유연하게 조절되고 있다. 한편 정밀한 기계가 망가지기 쉽듯이 소화기관의 질병 또한 가장 흔하다.

일반적으로 위는 음식물을 보관하고 잘게 부수어 소화를 돕는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위의 기능은 수없이 많다 예를 들면 소화기관내의 면역 기능을 조절하여 병원균의 침입을 막고, 소화가 된 음식물을 적당량 십이지장으로 보내며, 포만감과 배고픔을 알려 음식물의 섭취를 조절하고 여러 종류의  호르몬의 분비하며, 또한 위산이 위벽을 녹이지 않도록 보호한다.

한국인은 서양인들과 생김새만이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질병 또한 한국인만의 고유한 패턴이 있다, 예를 들면 서양인들은 대장암이 전채 암 발병률중 3 위를 차지하지만 한국 사람에게는 그리 흔하지 않으며 또 서양인들에게 흔치 않은 위암은 한국에서 전채 발병암중 1.2위를 다툴 정도로 흔하다. 그래서 아르헨티나에서는 대장검사를 주기적으로 권장하나 한국암 협회에서는 정기적으로 1-2년 위내시경 검사를 권장한다.

서양인들과의 발병 빈도의 차이는 유전적 이유도 있지만 대부분의 식생활의 차이에 기인한다. 한국 음식에 충분한 섬유질은 대장암을 예방하지만 젓갈 등의 짠맛은 위암을 유발한다. 또한 함깨 반찬을 공유하는 음식문화는 위염 및 위암을 일으키는 핼리코박테리아의 전염 경로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의 빠른 식사 속도, 심한 음주, 흡연 또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이민자들은 이민 경력에 비래하여 한국인과 서양인의 양쪽 질병 패턴을 다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유전적 요소 (생김새가 부모님을 닳듯이 질병도 닳는다), 만성 위염, 만성 자극에 의한 위 세포 조직의 변화, 위 궤양, 위 혹 등이 위암의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위암의 90-95% 종양은 악성종양()이며 대부분 위벽세포에서 발생한다. 또한 위암은 단순 위염에서 위 세포 이상, 위세포 변이를 거처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한 편 위암의 특징은 여러 기관으로 빨리 전이되나 조기발견 시 90 % 이상이 치료가 가능하다
모든 암들이 그렇듯이 위암은 70,80% 증상이 없으며 나머지 20% 일반적인 속쓰림이나 소화 불량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해 위암의 특징적인 증상은 치유 불가능한 단계에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멋진 몸과 심폐기능을 위하여 정기적인 운동을 하는 것은 상식화 되 있으나 소화기관을 위한 적절한 교육은 등한시 한다. 그러나 소화기관의 대분분은 조건반사에 의한 조절 기능이 많기 때문에 어떤 위장약 보다도 올바른 식생활이 중요하다. 즉 우리가 유치원에서 배우던, 꼭꼭 씹어 먹기, 규칙적인 식사 시간, 충분한  과일과  채소의  섭취, 절인  음식훈제  음식  등을 ( 특히  소금기가  많은  음식) 삼가 하는 것이 위암이나 위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며 그 외 헬리코박테리아의  치료 와 정기적인    검사를 한다면 소화기관 과 위암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현대의학은 생각보다 상식적이고 간단하다, 이상하고 비밀스러운 비법은 없다, 기본에 충실하며 올바른 식생활과, 정기적인 검진 그리고 환자와 의사가 함께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노력할 때 가장 좋은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윤종헌의 글 1 - 암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죽어야 하는 경우 작가들은 암이란 질병을 선택합니다. 그 만큼 암이란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공포의 대상이며 수 많은 속설들의 주인공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암은 불치병이며 증상이 심하고, 좋지 않은 습관이 있는 사람들만 걸리며, 암을 이겨내는 수 많은 신비의 명약들과 기적들이 있다고 생각함니다.

암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흔한 병입니다. 한국 사망자 통계를 보면 한국 내 전체 사망자 중 약 1/3 (25.9%)이 암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암은 하나의 질병이 아니고 같은 양상을 보이는 수 많은 질환들의 한 종류 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그래서 각 암마다 진단과 치료법, 그리고 생존률이 매우 다릅니다. 예를 들면 갑상선 암은 5년 후에도 살아 있을 확률이 95 % 이상이며 그 와 반대로 췌장암은 5% 미만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암이 사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니다.  

            사람 몸 속의 가장 작은 기능적 단위인 세포가 여럿가지 원인으로 손상을 받는 경우, 자연 치료 기제로 그 손상을 회복하여 다시 정상적인 세포로 역할을 하여야 하며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세포 스스로 자살하게 됩니다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이러한 증식과 억제가 조절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세포들이 과다하게 증식하며 주위 조직 및 장기에 침입하여 종괴 형성 및 정상 조직의 파괴를 초래하는 상태를 암(cancer)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이론적으로는 몸에 존재하는 세포의 종류 만큼 암에 걸릴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들의 몸 속에서는 매순간 암세포가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포들이 암으로 발전하기 전에 우리 몸에 있는 면역체제는 이 암 세포들을 분별하여 약 1,000만개까지 파괴 함니다. 그러나 보통 임상적으로 암이 발견될 정도로 암세포의 분열과 증식이 커지는 경우는 최소한 10억 개의 종양 세포를 포함하게 되므로 면역기능에 의하여 파괴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버리게 됩니다. 따라서 임상적으로 발견되는 암은 암세포의 증식과 면역기관의 상관 관계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유에서 세포손상이 지속되거나 우리 몸의 면역 체제가 저하될 경우 암세포가 질병으로서의 암으로 발전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많은 환자분들은 병원에 오셔서 오랫동안 정기 검진을 안 하신 것을 자랑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암은 초기단계에서 무증상이거나 아주 경미한 증상들을 보입니다. 또한 암으로서의 특이 증상이 보이는 경우 대부분의 암은 치료가 늦은 경우가 많고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대부분의 암은 말기일 경우 외에는 통증이 없습니다. 한국 사람에게 가장 흔한 위암의 경우, 조기암이나 1기 암일 경우 5년후 생존률은 85 % - 100 % 이나 제 4 기일 경우는 5년후 생존률이 10% 미만입니다. 다시 말하면 정기적인 건강 검진과 상담, 그리고 예방만이 가장 좋은 최선책입니다. 물론 술을 마시고 안전밸트도 없이 과속으로 운전한다고 모두 차 사고가 나진 않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들이 자랑이 될 수가 없듯이 통계적으로 30%의 인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암이 나에게는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음으로 정기 검진을 안하는 것이 자랑은 될 수 없습니다.

한편 말기의 암은 진단하기가 매우 쉽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초기 암일 경우 진단을 내리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현대의학에서의 대부분의 진료와 검진은 암이 있는 것을 진단하기 위한 것이 아닌 암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 많습니다. 만약 100 번의 검사 중 단 한번 이라도 암을 조기 진단하여 완치 한다면 나머지 99 번의 검사들 또한 값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암 진단을 받은 환자분들은 대부분은 그 결과를 불신하여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몇 달을 허비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암의 진단은 비교적 단순하고 정확하며 암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한 두 달의 차이로 치료시기를 놓쳐 생과 사의 차이가 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암 수술의 경우 수술의 성패는 암의 진행 상태가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환자와 의사 간의 믿음이 수술의 성패를 좌우 한다면 매우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나 사실 수술로 암 조직을 떼어내는 것도 중요 하지만 그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환자의 몸이라는 것을 생각 한다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긍정적이고 의료진을 믿는 환자의 경우 그 반대의 경우 보다 수술 경과가 좋습니다. 또한 종교를 가지시거나 가족들의 강한 도움이 있는 환자 분들이 힘든 암 치료를 잘 견디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많은 암은 예방하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모든 발생 암의 1/3 은 식생활의 변화, 금연, 간염백신, 운동들로 예방이 가능하고 1/3은 조기 진단만 되면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1/3도 완화가 가능합니다.

암 치료의 포인트는 예방,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 그리고 의료진과의 믿음입니다. 또한 암은 불치병이 아니라 난치병입니다. 살아가면서 암에 안 걸리기를 바라며 애써 외면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나쁜 습관들의 변화와 정기적인 검진을 하여 조기 진단 및 치료를 하는 것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한국 속담처럼 때늦은 후회를 예방하는 최선의 신비의 명약 입니다.  


혜성병원 외과 전문의 윤종헌